여행갈래?
“여행갈래?” 이 네 글자가 참 별거 아닌 말처럼 보이지만, 듣는 순간 심장이 살짝 뜨거워진다. 무슨 이유에서든. 도망치고 싶어서든, 누군가랑 가까워지고 싶어서든, 그저 그냥 일상이 너무 뻔해서든. 그 말은 단순히 어딜 가자는 말이 아니고, 지금 이 순간을 벗어나보자는 제안 같거든. 지금 어디냐고? 그냥, 언제나처럼 반복되는 하루 속이지. 눈뜨자마자 휴대폰부터 보고, 출근길엔 무표정한 사람들 사이로 엉겨서 지하철 타고, 점심 먹고 잠깐 한숨 돌렸다가, 다시 모니터 앞에 앉아 숫자 보고, 문자 확인하고, 집에 돌아와선 티비 켜놓고 멍때리다가 또 잠. 내일도 똑같겠지. 그래서 그런가, 누가 툭하고 “여행갈래?” 하면 이상하게 마음이 먼저 반응해. 어디든 좋아. 꼭 멀리 안 가도 돼. 차 타고 한 시간만 나..
2025. 6. 7.